성창희 기자 | 기사입력 2016/09/28
40여년 타공 외길, 전문기업 ‘우뚝’…최신장비 도입에 10억원이상 투자
중국·인도 등 해외시장 확대…국내 타공 표준화·규격화로 입지 구축
국가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뚝 떨어진 가운데, 시화산업단지 군자천변을 가보면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판을 뚫는 기계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어 화제다. 요란한 타공음의 주인공은 (주)성실타공(회장 이동훈, 사진)이다.
이동훈 회장은 40여년 넘게 타공업 외길을 걸으며, 지금도 현장에서 기계를 돌리며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타공 장인이다. 그의 현장 노하우는 아이디어 신제품과 현장 맞춤형 장비기술 개발로 이어지며, 회사의 매출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공헌하고 있다. 동사는 이동훈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타공 장비를 자체개발한 데 이어, 최근 1000톤급 너클프레스와 60톤급 자동화기계를 구매했다.
이 회장은 “최신 설비시스템의 도입은 시간당 생산량 증가와 생산 품질 균일화로 경쟁력을 높인다”면서 “불경기에 선행투자는 약 15%의 구매원가 절감 효과와 인력 확충 및 교육을 강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한 우리는 내년 물량(일감)과 원부자재도 미리 확보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듭 “고객은 우리제품에 100% 만족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80%밖에 만족이 안된다. 그래서 장비도입과 환경개선을 통해 고객만족도 120%를 상승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타공산업은 3D업종으로 기피되며 기술의 진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고가의 일본제품과 저가의 중국산이 국내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성실타공은 이러한 외산의 국내시장 침식에도 자신감이 넘쳐난다. 이 회사는 장기 근속자들이 60%에 달하는 등 숙련인력들이 생산성 향상과 품질 유지관리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신장비 도입과 환경개선으로 시간당 생산량이 약 30% 증가 되어 품질·납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지난해 5월 이 회사에서는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직원들이 이동훈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특이한 행사가 있었다. 감사패에는 ‘귀하께선 회사 발전에 노고를 아끼지 않고 기술혁신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일궈내셨기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가 감사패를 받은 것은 광폭펀칭기, 체크플레이트, 롤 타공 등 생산량 증대에 기여하는 3개 장비 기술을 개발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광폭펀칭기의 정식명칭은 ‘미끄럼방지 돌기성형용 광폭자동펀칭장치’로 발명특허를 득했다.
이 기계는 수동 타공기와 달리 자동으로 체크무늬 등 여러 모양으로 성형처리가 가능하다. 스테인리스 판 전체에 고르고, 정교한 힘으로 펀칭이 가능해 고품질 미끄럼 방지판을 성형해낸다. 게다가 기존 1200㎜에 불과하던 생산폭을 1500㎜으로 확장하고 시간당 생산량도 기존 광폭펀칭기에 배해 4배가량 증대시켰다.
이 회장은 “기술개발은 장비와 시스템 개선을 위해 10년전부터 구상해 온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 장치개발을 위해 투자된 금액만 3년간 약 2억5000만원에 달하고, 거의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동훈 회장의 40여년 노하우는 장비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개발로도 이어졌다. 농촌 일손을 크게 덜어주는 ‘파종기’를 비롯, ‘담배 건조대’, ‘숨쉬는 장독대 뚜껑’, ‘스테인리스 타공울타리’ 등 다양하다. 그는 지금도 기술개발을 위해 1주일에 한두번은 공장에서 숙식하고 있으며, 잔업이 있는 날에는 직원들과 밤늦도록 족발파티를 여는 등 직원화합에도 힘쏟고 있다.
이 회장은 “불황기에 중소기업이 10억이상 투자하는 것은 과감한 결단이다. 이번에 시장에 승부를 던진 것”이라며 “저는 정말 이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고, 지금도 현장 기계소리만 들으면 신명이 절로 난다. 우리는 앞으로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규격과 고품질 제품생산을 통해 수입 대체와 함께 해외시장 확대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타 경영인들은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타 분야를 엿보곤 하는데 이 회장은 타공분야만 올인하고 있다. 이 회장은 타공분야도 이젠 규격화, 표준화가 절실하다며 2018년에 전국 대리점망을 구축해 고객들이 타공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시장 컨설팅은 이미 완료된 상태라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출 시장 비중도 확대하려 한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시장 선점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생산량 증대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재도 비축해 놓고 있고, 앞으로 수출전담사원을 별도로 둘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2016년 9월 28일 동아경제 성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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